그냥 죽을 병이라면... 전 죽는 걸 무서워 하진 않아요. 물론 오래 살고 싶지만요. 그러나 이것은! 정말 소름이 끼치도록 무서워요. 다시 어린애가 된다는 것. 밥을 먹여 주고 또... 오오, 말 할 수 없어요. ! (벌떡 일어선다)아뇨. 절대로. 그건 절대로 못해요. 생각할 수도 없어요. 몇 해고 그렇게 누워서... 늙어서 머리가 희어지고 어쩌면 어머니가 저보다 빨리 돌아가실 수도 있구요. (어머니가 앉아 있던 의자에 앉는다) 의사의 말이 그렇게 빨리 죽지는 않을 거라고 했으니까요. 뇌연화증 같은 거래요. (우울하게 웃는다) 표현이 아름답지 않아요? 빨간 비단 커튼과 같은 아름답고 부드러운 무엇을 연상 시켜요. (다시 벌떡 일어서서 방안을 왔다 갔다 한다) 그런데 어머니는 내게서 레지네를 떠나 보냈어요. 레지네만 있었더라도! 그 애 같으면 저를 도와 줬을 텐데. 파리에서 한 번 발작을 일으켰다가 깨었을 때 의사가 말했어요. 또 한번 발작이 있을 텐데 그 때는 가망이 없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