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사가 자기 책상에 앉아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고 있고 박형사는 짐을 챙기고 있다. 젠장, 십오년 형사 생활에 남은게 이게 전분가? (돋보기를 눈에다 댔다가 떼며) 이거 당신 가져. 앞으로 필요 할때가 있을거야 (천천히 고개를 젓는 김형사에게) 싫으면 관두구, (설합에서 권총과 권총지갑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이건 반납해야지. 당신이 좀 해줄래? 제기랄 막상 떠나려니까 또 섭섭해지네. 아니야. 이렇게 밍기적 거리면 안 되지. (가방을 들고일어나 김형사에게 손을 내밀며) 자, 나 가네. 내 보기엔 자네 두 빨리 다른 직업 찾아가는 게 좋을 거야 본격적으로 시를 쓰던지. 이 생활 오래 할 것 못돼. 몸 두 마음 도 다 상한다구, 잘 생각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