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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박소현

등록일2019-02-23

조회수953

제목

무자식 상팔자 여자독백

[오수미]

 

많이 생각했어요.

오빠 집에 가보고 오빠가 얼마나 말 안되게 철없는 사람인지 알게 됐어요.

오빠가 얼마나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렸는지요.

할아버지가 그랬어요.

오빠가 원래 딱한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도와줄려고 그런다고.

오빠가 나 딱해서 결혼하려 한 건지 몰랐어요.

생각해보니 그게 맞아요.

딱해서 결혼하자는 거예요.

된장찌개 보글보글이 꿈이랬더니 그렇게 살게 해준다고 결혼하쟀어요.

어쨌든 오빠가 나를 챙기기 시작한 건 내가 불쌍해 보여서 였을거예요.

생각해보니까 내가 불쌍하게 보일 얘기를 많이 했어요.

내 잘못이 커요.

원래는 내 얘기 아무한테도 잘 안하는데, 무시할까봐.

그런데 오빠한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만약에 내가 부모도 형제도 있고, 방때만 알바하는 그런 애였으면 오빤 나한테 관심 없었을거예요.

오빠 진심 알겠어요. 고마워요.

그런데 오빠네, 아무래도 내가 들어갈 집이 아니에요.

형은 의사, 누나는 판사, 나 너무 처지는 아이잖아요.

우리 헤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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