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할머니 죄송한데 요기 이쪽 이렇게 잠깐만 여기 여기, 잠깐만 계세요, 금방 올게요.
아! 안녕하세요.
왜요? 취재하러 왔으면.. 취재 하세요. 왜요? 이런거는 그쪽이 말한 현장이랑 거리가 좀 먼건가? 하긴.. 앞날이 창창한 기자님한테는 역사가 바뀌는 곳이나 현장으로 보이겠지. 근데요.. 이분들한텐, 이것도 역사가 바뀌는 것만큼 중요한 거예요. 이 할머니들요? 그래요, 당장은 지금은 날 위한 시설이라고 해도 집 값 떨어지는게 내 몸 아픈것보다 더 무서운 분들이라서 남들 손가락질해도 이렇게 찬바람 맞는거예요. 그거마저 없으면 미운 자식들한테 남겨줄.. 장례 비용도 없는거니까. 뭐 그래요. 그쪽이 그 때 한말, 틀린거 하나 없었어요. 다 사실이예요. 사실이라서, 내가 더 속상했고 서러웠다고. 나도 느끼고 있었던거 그쪽이 새삼스레 쿡쿡 찔러줘서, 내가 한층 쓰레기같고, 싫어졌어요. 그쪽이 나한테 원했던게 그거예요?
(야, 밥!)
할머니 놀라셨죠? 밥은 쪼끔 있다가.
거봐요 놀라셨잖아요. 얼른 가세요.
(준하야, 밥.. 먹었니?)
밥 먹었냐잖아요.
(먹고 왔어요, 할머니.)
먹었대요 할머..ㄴ
(우리.. 손주라오. 이.준.하)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