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정]
서울와서 직장잡고 적응하느라 1년 넘게 집에를 못왔어.
한번씩 엄마 아빠 전화오면, 빨리 끊기 바빴고.
가끔씩 일 얘기 물어보시면 왜 그렇게 짜증이 났나 몰라.
항상 몰라, 나중에, 다음에, 끊기 바빴어.
지 아버지 아픈줄도 모르고.
얼마나 궁금하셨을까?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감기는 안 걸렸는지, 회사 사람들이 잘 해주는지, 전문대 나왔다고 무시 당하는건 아닌지
물어보고 싶은거 태산같이 많으셨을텐데
근데 그게 왜 그렇게 귀찮고 싫었는지.
근데 우리 아빠가 가기전날 나한테 뭐래는 줄 아냐?
코에 호수 꼽고, 숨 쉬기도 힘들어서 씩씩대면서, 나더러 가래.
얼른 가서 일하래.
자기 괜찮다고, 얼른 가서 일하래.
지 딸 회사 잘릴 까봐.
진짜 너무하지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