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민정에게 다가가는 여름)
(종이를 꺼내며) 패스트트랙 4장 맞지?
(민정이 종이를 가져가려하자 여름이가 뒤로 감추며)
혹시 그거 아니? 나는 너 때문에 자존감도 없고 자신감도 없이 그 시절을 보냈어. 엄마가 그토록 날 사랑해줬고, 아빠도 날 그토록 사랑해 줬는데, 그 사랑이 보이지가 않았어. 너랑 니 친구들이 퍼붓는 야유와 혐오가 날 너무나 아프게 찔러서 하염없이 주눅들고 위축되고 못나보이기만 했거든. 내 자신이.
너희들은 장난이었니? 나한테는 공포였고, 죽음같았어. 차라리 내가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나? 내가 이렇게 살아 있으면 안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 까지 했었으니까.
이젠 그렇게 안 살려구 ( 종이를 찢는다.)
업무상 공항에 드나드는거야 니 일이나까 상관 안 할께. 하지만 우리 서로 아는 체는 하지 말자. 나는 너한테 그럴꺼야.
그러니까 너도 인생 똑바로 살아. 지금 니 나이가 몇 갠데 아직도 일진 행세를 하고 다니니. 그러고 사는거 쪽팔리지도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