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
그냥 내가 십 만원 줄게. 그냥 한번 하자. ( 더욱 속이 타들어 가는 흥철의 표정. 수연, 생각 많은 얼굴로 흥철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너 내가 돈 때문에.. 피라미드 한다고 생각하지? 병원비 때문에 그래.. 에이즈.. (눈물이 고여) 후천성 면역 결핍증. 2년 됐어.. (흥철, 황당한 표정이다. 못 믿겠다는 흥철에게 자신의 팔을 걷어 보여주는 수연. 온통 붉은 반점이다. 충격 받은 듯 점점 굳어가는 흥철의 표정. 수연, 눈물 고인 눈으로) 너.. 나 사랑하지? 그래.. 여기서 한번 하자! 키스도 막 하고..그러자, 응?
(눈 감으며) 자 .. 키스해. (패닉상테에 빠진 흥철, 그녀를 감쌌던 팔이 서서히 풀린다. 울음을 참으며) 겁나니? 그럼 가슴 만질래?! 여긴 전염 안 돼. (수연, 흥철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 쪽으로 댄다. 뿌리치는 흥철.) (일어나며) 이제 됐네.. 서로의 진심을 알았으니.. 아빠한테 비밀로 해줘. 부탁이야. (사이) 나.. 내 남은 인생이 평범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