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찬]
(야리고 있는 정우를 보며) 아이고 우리 최정우 검사님. 맨날 요쪽에 있다가 그쪽에 앉으신 기분은 어떠신가? (서류철을 탁자에 탁 올리곤) 검사가 왜 검산데. 검사를 받고 일하니까 검사야. 부장님, 차장님, 청장님. 그 분들 검사부터 받고! 해라 그러면 하고! 덮어라 그러면 덮고! (그 말에 화가 난다, 참으며) 그림은 위에서 다 그렸고, 난 색칠만 하는 거다. 최정우란 검사가 있어. 확 뜨고 싶어. 영웅심리? 소영웅주의? 자기과시욕? 연극성 인격장애? 요정도로 청소하고 끝내자. 불러주는 대로 진술서 쓰면 옷만 벗고, 버티면 죄수복으로 갈아 입는거야. 자, 색깔은 니가 골라라. 왜? (확 터지려는데 참으며 차분하게) 그래서, 우리 최정우 검사님은 뭘 하셨나? 진실? 정의? 아이고 주옥같은 말씀이지. 그래서 뭐 하나라도 하셨나? 니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 뭐 하나라도 제대로 한 게 있냐고. 없지? 그럼 너하고 나하고 뭐가 다르지? 입으로만 떠들고, 노력하고, 그치만 하나도 못하고… 난 안 떠들고, 노력도 안하고, 하나도 못하고… 어라! 결관 똑같네! 둘 다 하나도 못했네! 근데 왜 날 잡놈 보듯이 보실까? 우리 고고하신 최정우 검사님아!!! 야! 야, 최정우. (후우 화를 참으며 한숨 쉰다. 그렇게 팽팽하게 보는 둘)